한진텐진호 선원 20명이 21일 해적에 납치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권고에 따른 선주의 예방조치와 선원들의 훈련 결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는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을 교훈 삼아 올해 2월 25일 선박설비기준 개정안을 고시해 소말리아 인근 등 위험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은 반드시 선원피난처(시타델·Citadel)를 마련하도록 했다.
국토부 고시는 해적의 총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선원피난처를 강철로 만들도록 했다. 제1출입문과 제2출입문 두께의 합은 13mm 이상이어야 하고 출입문 안쪽에 잠금장치를 설치하도록 했다. 내부에는 3일분의 비상식량과 식수, 휴대용 소화기 1개를 준비하고 간이화장실, 전기공급장치 등도 설비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해적들이 찾기 어려운 선내 깊은 곳에 선원피난처를 설치했다. 또 한진텐진호 선원들은 승선 1주일 전부터 해적의 공격을 가정한 합동 도상훈련을 여러 차례 실시했으며, 운항 중에도 해적의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경계를 늦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한진해운을 포함한 대형 상선회사는 해적들이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갑판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해적 퇴치용 물대포 등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선원피난처는 이미 해적 퇴치에 톡톡히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해 9월 독일 컨테이너선 마젤란스타호 선원들은 해적이 나타나자 전력공급장치를 차단하고 비상식량을 챙긴 뒤 선원피난처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해적들은 배를 탈취했으나 구조가 복잡한 선박을 움직일 수 없었다. 이후 미국 군함이 교전 없이 해적들을 제압하고 선원들을 무사히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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