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D-2/분당을]姜 “한나라를 살려달라”… 전통적 지지층 다잡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5일 03시 00분


孫 “손학규를 살려달라”… 당보다 인물론 배수진

“뭐, 양쪽이 서로 자기네 좀 살려달라고 하네요. 정작 살려달라고 해야 할 사람은 우리들인데….”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이렇게 말했다. “한나라당을 살려달라”는 강재섭 후보의 ‘구명(救命)운동’과 “‘정치인 손학규’를 살려달라”는 민주당 손 후보의 ‘절규’. 이 사이에서 분당 민심이 결국 어느 쪽 손을 들어줄 것이냐가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최대 변수가 되는 양상이다.

강 후보는 최대한 ‘당의 위기’를 앞세우고 있다. 그는 24일 중원구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부활절 예배에 참석하기에 앞서 “당선되면 한나라당을 처절하게 개혁하고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 측은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분당동 근처 사거리에 걸었던 ‘대한민국의 자존심, 분당이 지켜갑니다’라는 현수막도 ‘그래도 한나라당입니다. 더 잘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으로 최근 바꿔 달았다. 한 참모는 “선거운동 초반까지만 해도 되도록 다른 정당 지지성향 유권자들을 자극하지 않고 두루 표를 얻는 전략을 사용했지만 결국 믿을 건 애당심을 가진 전통적 지지층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손 후보는 정치생명을 걸고 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에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가슴 한쪽에 내 운명을 맡기겠다”고 했다. 4·27 재·보궐선거 전체에 대해 당 대표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이자 분당을 선거에 명운을 걸겠다는 배수진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후보라는 사실은 내세우지 않고 ‘정치인 손학규’를 부각시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오전 수내3동 근처 도로에 있던 손 후보 측 유세차량엔 보라색으로 된 ‘기호 2번 손학규’라는 문구가 붙어 있을 뿐 민주당 후보임을 나타내는 표지는 찾을 수 없었다. 23일 오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생활체육대회에 참석한 손 후보는 정장 차림이었다. 반면 강 후보는 한나라당 상징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왔다.

건축업을 하는 이운철 씨(43·정자2동)는 “마음에 안 드는 면도 있지만 그래도 한나라당(후보) 찍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양모 씨(47·여·수내3동)는 “인물 등 여러 면에서 손 후보가 매력적이어서 지지한다”고 했다. 양 후보 진영은 기존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최대한 이끌기 위해 분당을 지역의 지인들을 접촉하는 작업에 마지막 공을 들이고 있다.

성남=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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