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트위터에서의 ‘모바일 민심’은 불법 선거운동 논란과 네거티브 캠페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나라당 엄기영 강원지사 후보 지지자들이 불법 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된 ‘강릉 콜센터 사건’과 경남 김해을의 ‘특임장관실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관련 트윗(트위터상 언급)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일보는 재·보선 D―1일을 맞아 텍스트마이닝(textmining) 전문기업인 ‘트렌드시크’와 함께 4월 16일부터 22일까지 1주일간 한국에서 발생한 2100만 건의 트위터 내용을 분석했다. ‘텍스트마이닝’은 인터넷에 올라온 글 가운데 특정 주제어와 관련된 문장과 정보를 뽑아내 분석하는 기법이다.
○ 화제는 강원, 치열하기는 분당
트위터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재·보선 지역은 강원이었다. ‘재·보선’이라는 주제어와 관련해 경기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강원 등 ‘빅3’의 여야 후보 6명 중 한나라당 엄기영 강원지사 후보(5197건)가 가장 자주 언급됐다. 민주당 최문순 강원지사 후보(3062건)가 뒤를 이었다. 재·보선 관련 장소 중에서도 강원(1552건)이 압도적 1위였다.
선거가 치러지는 분당(166건)보다 강원도의 한 도시인 강릉(242건)이 더 자주 언급돼 ‘강릉 콜센터 사건’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엄 후보와 관련해 최 후보(2863건) 못지않게 강원(2112건) 다음으로 강릉(1949건)이 자주 언급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후보와 연관된 표현으로는 엄 후보(2759건) 외에 감자(574건) 이광재(385건) 등이 언급된 것이 눈에 띈다. 감자가 강원도 대표 작물 중 하나인 만큼, ‘최문순=강원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최 후보 지지자들의 트윗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분당을’이라는 주제어와 관련해 민주당 손학규 후보(240건)와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222건)가 엇비슷한 빈도로 언급됐다. 동아일보 2차 여론조사(19, 20일 조사) 결과에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것과 유사하다.
후보별로는 강 후보와 관련해 경쟁자인 손 후보(804건) 외에 대구(583건) 15년(361건) 등의 표현도 자주 등장했다. 강 후보가 대구에서 내리 5선 의원을 지내고서 분당에서 출마했다는 손 후보 측 비판과 ‘분당에서 15년간 산 토박이’라는 강 후보 측 반박이 치열한 결과로 분석된다.
손 후보와 관련해선 역시 경쟁자인 강 후보(674건)가 가장 자주 언급됐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80건), 노무현 전 대통령(79건)도 자주 나왔다. 손 후보가 선거기간에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김해을 관련 ‘이재오’ 트윗 급증
김해을과 관련해서는 참여당 이봉수 후보(430건)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342건)보다 자주 언급됐다. 동아일보 2차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가 김 후보를 지지율에서 7.8%포인트 앞선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특임장관실(87건) 이재오(83건) 수첩(66건) 등 ‘특임장관실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된 표현도 모바일상에서 관심을 모았다. 김해을과 관련한 트윗의 속성도 ‘후보 간 격차 작다’와 ‘야권 단일후보 기대심리 크다’ 등 각각 김 후보와 이 후보에게 유리한 표현들이 1, 2위로 나타났다.
김 후보와 관련해서는 이 후보(304건) 외에 ‘단독’(152건)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노무현 정서’가 강한 김해을에서 김 후보가 인물론을 앞세우며 ‘나 홀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후보와 관련해선 김 후보(288건)보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393건)가 더 자주 언급된 것이 눈에 띈다. ‘민정당’이라는 표현도 229건이 검색됐다. 김 원내대표가 16일 김해을 지역을 방문해 이 후보에 대해 “민정당을 했던 사람”이라고 공격했다가 이 후보의 항의를 받고 하루 만에 사과한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트위터가 오프라인의 네거티브 캠페인을 확대 재생산하는 데 적극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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