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열악한 식량사정 때문에 명절인 인민군 창건일(4·25)에 군인들에게 제공하는 특별배급을 주민에게 떠맡겼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 보도했다.
방송은 함경북도 회령시 소식통을 인용, "당에서 공장·기업소별로 군부대를 하나씩 맡아 지원물자를 싣고 부대로 가 명절(인민군 창건일)을 함께 쇠라고 지시했다"며 "공장 간부들이 1인당 1000원씩 돈을 걷어 군인들에게 식량을 공급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식료공장에서는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에게 줄 닭곰(탕)을 만든다며 돈을 걷었고, 또 다른 공장에서는 평양시 10만가구 주택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군인에게 국수 1그릇씩 먹일 돈을 모은다고 분주했다"고 말했다.
방송은 그러나 당국의 특별배급이 끊겨 인민군 병사들의 불만이 높았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9군단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군인들은 "인민군 창건절에 고깃국을 못 먹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난해에는 그나마 화학돼지가 장화신고 건너간 국물이라도 맛봤는데 올해엔 아무것도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군 후방총국은 명절이면 속성 사료로 빨리 키워 고기보다 비계가 많은 '화학돼지'라도 각 부대에 공급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구제역 발생으로 돼지를 집단 살처분 하는 바람에 이마저도 어려워져 대다수 군인이 명절 아침에 강냉이밥에 염장국으로 끼니를 떼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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