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우다웨이 ‘위키리크스 악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만날 사안 없어” “골프 약속”… 면담일정 안잡아
‘중국서 가장 무능하고 오만’ 千발언설 영향 준듯

방한 중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천영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의 면담 일정이 계속 엇나가고 있다. 27일 오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두 사람의 회동은 불발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천 수석의 일정 때문에 약속을 다시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 수석은 “(우 대표와 만날) 약속을 한 적이 없다. 급히 만나야 할 사안이 있으면 내 일정을 빼고 만나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다. 꼭 만날 이유도 없고 안 만날 이유도 없고…”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천 수석이 내일은 시간이 될 것 같은데, 우 대표는 골프를 치러 간다고 한 것으로 안다”며 두 사람의 회동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우 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주한 중국대사를 지낸 적이 있다. 그는 29일까지 서울에 머무르며 친분이 있는 국내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28일엔 국내 대기업 회장 P 씨와 골프를 함께 칠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표와 천 수석의 관계가 뜨악한 이유는 지난해 12월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전문 공개 파문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에는 천 수석이 외교부 2차관 시절인 지난해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우 대표에 대해 “중국에서 가장 무능하고 오만한 관리로 북한과 비핵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폄훼한 것으로 돼 있다.

한편 우 대표는 이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6자회담 전 남북대화 개최’를 거듭 확인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제 6자회담을 바로 재개하자는 (북한의) 주장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우 대표는 조만간 다시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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