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라는 게 정치권의 통설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6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여당은 22석 중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이 16석을 차지했다. 김대중 정부 후반기인 2001, 2002년 3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은 17석 중 2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에 비춰보면 이명박 정부 들어 여당인 한나라당은 그동안 역대 재·보선에서 여당이 거둔 성적표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렇지만 야당의 우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번 4·27 재·보선 이전까지 이명박 정부 들어 치러진 3번의 재·보선에서 무소속 의원 3명을 제외하고 한나라당이 7명, 야당이 8명 당선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 실시된 3번의 재·보선은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꾸준히 민주당을 앞섰지만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엎치락뒤치락했다.
2009년 첫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5석 중 한 석도 건지지 못하고 큰 표차로 완패했다. 2009년 10월 재·보선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2석과 3석을 차지해 표면적으로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도권인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에서 모두 패배하는 등 사실상 한나라당의 패배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56일 만에 열린 7·28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수도권 2곳에서 승리한 것을 비롯해 모두 5곳에서 승리해 3곳에 그친 민주당을 제쳤다. 민주당이 지방선거 승리 이후 야권 후보단일화 갈등과 당권을 둘러싼 내홍 등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균형과 견제’를 바라는 국민의 선택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들은 다시 야당인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재·보선 승패가 정면승부인 내년 총선에서 독으로 작용할지, 약으로 작용할지는 여야가 하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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