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후폭풍]한나라 ‘젊은 대표’ 선출론 급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비대위원장-원내대표 임시 투톱 체제로… 이르면 6월말 조기전대

한나라당은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4·27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28일 전원 사퇴키로 함에 따라 당분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의 ‘임시 투톱’ 체제로 운영된다. 새 원내대표 경선과 비대위원장 인선이 마무리되는 다음주 말 전후 임시체제가 공식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상 지도부 사퇴 후 60일 이전에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하므로 비대위의 수명은 길어야 50일 안팎이다. 하지만 당이 어느 때보다 강력한 ‘충격과 공포’에 빠진 상황에서 비대위의 역할은 막중하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지휘할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민본21 등 초선 소장파와 각 계파 중진들이 쏟아내는 각종 당 쇄신 의견들을 모아 차기 지도부가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1차 가공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경륜과 관리능력을 겸비한 중진들이 거론되고 있다. 원내대표와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낸 김형오 전 국회의장,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인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김 전 의장은 부드러운 관리력이 강점이고, 홍 전 부의장은 새 원내대표 후보로 안경률, 이병석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계 핵심들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계파 안배 차원의 카드라는 말이 나온다. 안 대표를 제외한 홍준표, 나경원, 정두언, 서병수 최고위원 중 1명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아이디어도 내고 있다.

당내에선 이르면 6월 말 치러질 조기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낼 새 당대표 후보군도 벌써 거론된다. 이번 재·보선을 거치며 어느 때보다 변화에 대한 국민의 강한 요구를 확인한 만큼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젊은 대표론’에 급격히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이번 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무겁고 무섭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원희룡 사무총장, 나경원 최고위원,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명된다. 이 가운데 원 총장이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재·보선 공천을 실무 지휘한 사무총장으로서 오히려 선거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남 김해을 선거에서 ‘기적의 역전승’을 이뤄낸 김태호 의원도 어떤 식으로든 차기 당권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각종 의혹으로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했지만 ‘노무현의 성지’로 불리는 김해을 지역에 혈혈단신 뛰어들어 ‘치열함’ ‘젊음’ ‘도전정신’ 등 그동안 한나라당에 절대 부족했던 가치를 몸소 실천해 냈다는 점에서 당내에서 울림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김무성 원내대표, 홍준표 최고위원 등 상대적으로 ‘올드 보이’들이 당대표에 도전할 것이란 얘기도 있어 세대 간 대결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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