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43)은 호남 최초의 민노당 의원이다. 민주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까지 포함하는 야4당의 단일 후보로 나서 민주당 성향 무소속 후보들을 꺾었다. 김 의원은 고려대 물리학과 재학 중 서울미문화원 점거농성을 벌이다 제적된 뒤 노동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3일 국회 본청에서 만난 그는 민노당의 종북(從北)노선 논란과 관련해 “북한을 비판할 때는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노당이 호남에 첫 깃발을 꽂았다고는 하나 민주당 출신 무소속들의 난립 덕을 본 측면도 있지 않나.
“개인적 입신양명을 위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에게 순천 시민들이 심판을 내렸다. 야권연대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라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자 국민의 지상명령이었다.”
―선거 초반 민주당 핵심 관계자가 무소속 후보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무늬만 야권연대’라는 지적도 나왔는데….
“민주당 지도부는 야권연대라는 대의를 위해 ‘무(無)공천’이라는 희생을 치렀다. 또 선거 막판에는 박지원 원내대표, 정동영 천정배 이인영 최고위원, 김근태 상임고문 등이 저의 지원유세를 했다. 실질적인 야권연대였다.”
―내년 총선, 대선에서도 야권연대가 잘될 것으로 보나.
“이번 선거에서 야권연대의 위력을 확인한 만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단결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년 총선에서 민노당의 목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다. 호남은 물론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선출직 국회의원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대 파트너인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4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는데….
“한-EU FTA 비준안은 보완대책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 현재로서는 합의할 수 없다고 본다. 민주당의 최종 입장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민주당과 민노당이 아예 하나로 당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진보정치의 대통합은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민주당과 합당은 쉽지 않다. 민주당의 정강, 정책이 좀 더 서민중심적으로, 진보적으로 바뀌면 모르겠지만.”
―민노당은 북한의 체제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이른바 ‘종북’ 노선 논란에 대한 견해는….
“지금 민노당에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주의는 없다. 북한을 비판할 때는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북한에 대한 비판은 차고 넘친다. 아무도 북한을 비판하지 않을 때 비판하는 것이야말로 진보주의라고 생각한다.”
―노동운동가 출신인데 노동정책에 대한 생각은….
“야당과 한국노총, 민주노총이 힘을 합쳐 노동법 재개정을 이뤄내야 한다. 최저임금의 현실화는 저임금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다. 한나라당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함께했으면 좋겠다.”
―의정활동 계획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 백범 김구 선생은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이 되길 바랐다. 순천은 자연환경이 아주 살기 좋은 곳으로 문화가 강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 국제정원박람회,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에 힘을 보태겠다.”
―한나라당 김선동(金善東) 의원과 이름이 같다.
“인연이 각별한 것 같다. 본관(광산)과 항렬(善)이 같고, 동(東)자도 똑같이 쓴다. 만약 제 출생신고 때 동사무소 직원이 ‘善’자를 ‘先’으로 잘못 쓰지 않았다면 한자 이름도 똑같을 뻔했다. 한나라당 김 의원은 대학 3년 선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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