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치범수용소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정치범들은 배고픔을 못 이겨 쥐를 잡아먹는 등 참혹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가 3일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달 7일 찍은 정치범수용소 위성사진과 15명의 재소자 및 수용소 간수 등의 증언을 담아 3일 보고서를 내고 “북한은 요덕수용소 등 6개 수용소를 두고 총 20여만 명의 정치범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북한은 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제 더는 부인할 수 없다. 인정하고 즉각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이 보고서는 평안남도, 함경남도, 함경북도의 거대한 황야에 위치한 6개 수용소 가운데 4개를 찍은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2년에 비해 건물이 추가되는 등 수용소 규모가 현격히 커졌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미국의 위성사진 업체 디지털글로브가 지난달 7일 찍은 함경남도 요덕군 소재 ‘15호 관리소’(일명 요덕수용소)의 위성사진을 보면 1번 구역(사진 참조·구역 번호는 국제앰네스티가 구분의 편의를 위해 자의적으로 붙인 것)의 경우 대략 15개의 재소자 건물이 추가로 건설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9번 구역에서는 양귀비 재배용 농장이 늘어났고 수용 인원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2002년 사진에서 3번 구역에 있었던 제분소 건물들이 없어졌으며 7번 구역에서는 염소와 양을 위한 방목지와 일부 구조물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증언에 따르면 요덕수용소 재소자들은 노예 같은 조건에서 노동을 하고 있고 자주 고문과 잔혹 행위를 당하는 등 비인간적 대우를 받고 있다. 재소자들이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있다”고 전했다. 또 “재소자들은 먹을 것이 없어 쥐를 잡아먹거나 동물 배설물에 섞여 있는 옥수수 알을 집어 먹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요덕수용소에는 수천 명이 단지 친척이 수감됐다는 이유만으로 ‘연좌제’ 구금이 돼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들이 왜, 어떤 죄목으로 수용소에 보내졌는지조차 모른다”고 했다.
요덕수용소 출신 김모 씨는 “모든 재소자가 공개처형 장면들을 봐야 했으며, 도망가려던 사람들은 잡혀서 2,3개월간 조사를 받은 뒤 처형당했다”고 전했다. 또 2000∼2003년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다가 탈출한 정광일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대외협력팀장은 지난달 국제앰네스티와의 인터뷰에서 “50m² 크기의 방에 30∼40명이 잠을 자는데 수감자들은 오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16시간 동안 노역작업에 동원되며 휴식은 점심 저녁 각각 200g에 불과한 옥수수죽을 먹는 시간에만 허용된다.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이념 교육이 이뤄지고 10가지 윤리 규정을 못 외우면 잠을 자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용소 내의 질서를 파괴하는 재소자는 적어도 일주일 동안 설 수도 누울 수도 없는 고문실에 수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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