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책위장 후보들 정책보다 ‘이재오 신경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6일 03시 00분


“李특임장관 경선개입 보기 안좋다” vs “黨개혁 앞장설 수 있는 사람”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5일 각 원내대표 후보들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들 간에 ‘전쟁’이 벌어졌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정책정당, 당이 주도하는 당정청 관계’를 외쳤다. 그러나 이재오 특임장관의 경선개입 논란을 둘러싸고 벌어진 미묘한 신경전은 오히려 두드러졌다. 지난주 의원 연찬회에서 제기된 ‘주류 2선 후퇴론’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원내대표 후보인 황우여 의원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 후보로 출마한 이주영 의원은 5일 제일 먼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의원은 “이재오 장관은 국회의원으로서 한 계파의 수장 역할을 하지만 국무위원이기도 하다. 너무 당내 선거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후보인 안경률 의원이 이 장관과 친한 것을 염두에 둔 공격이었다.

안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진영 의원도 지지 않았다. 진 의원도 당사로 찾아와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면서 “의원들은 자유롭게 투표하면 되는 일이다. 이 장관은 어떤 개혁이든 앞장설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반박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계로 분류되는 이병석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를 이룬 박진 의원.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우여 이주영 후보는 ‘판사팀’, 이병석 박진 후보는 ‘정무(비서관)팀’인데, 안경률 진영 후보는 ‘은평팀’인가?”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후보들의 전직(前職)을 빗댄 것이지만 안경률-진영 조는 은평을 지역구 의원인 이재오 장관 계보임을 들며 ‘비이재오’ 그룹의 견제심리가 발동했으면 하는 속내가 담긴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당내 소장파 의원 40여 명은 6일 원내대표 선거 직후 당 쇄신을 위한 연대모임을 결성할 예정이다. 정태근 구상찬 김성식 홍정욱 의원 등 초선 20여 명은 4일 본회의가 끝난 뒤 모임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쇄신연대’라는 가칭도 ‘새로운 한나라’로 바꿔 선명성과 구체성을 높이기로 했다. ‘새로운 한나라’엔 남경필(4선), 권영세(3선), 나경원 정두언 차명진 의원(이상 재선)과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태호 의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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