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총선 공포’]유구무언 안상수 “내가 무슨 말을… 관여 않겠다”

3자회동 제의도 거절

한나라당 안상수 전 대표(사진)는 7일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도하고 8일 고별 기자회견을 한 이래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왔다. 당내 소장파와 새 원내지도부가 비대위의 합법성과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9일 어렵게 전화가 연결된 안 전 대표는 “며칠 전 (대표직을) 그만둔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당분간 당무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 (국회와 당사가 있는) 여의도에도 가지 않고 지역구(경기 과천-의왕)에만 있을 것”이라고 말한 후 입을 닫았다. 자신이 입을 열면 분란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황우여 원내대표와 함께 만나 비대위 문제를 논의하자’는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의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비대위를 구성할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도 안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된 사항이다. (안형환) 대변인의 발표 그대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의 사태가) 곧 진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한 측근은 “안 전 대표는 사석에서 ‘쇄신이 권력투쟁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