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원내대표 김진표 의원 선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4일 03시 00분


黨-원내대표 모두 수도권… “내년 총선서 50석이상 찾아올것”

민주 孫-金체제 출범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김진표 의원(왼쪽)이 손학규 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민주 孫-金체제 출범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김진표 의원(왼쪽)이 손학규 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내년 총선까지 민주당을 이끌 새 원내대표에 수도권 출신 재선의 김진표 의원이 당선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당분간 수도권 출신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이끌어가게 됐다.

○ “수도권에서 50석 이상 되찾겠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경선 전 내내 ‘수도권 압승을 통한 전국정당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당선 직후 일성도 “수도권의 한나라당 의석 82석 중 적어도 50석 이상을 찾아오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중도적 성향이다. 이에 따라 부자 감세 철회, 서민복지예산 10조 원 확충 등 친(親)서민 정책을 내건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어떤 정책적 차별화를 할지 주목된다.

당 안팎에선 야권연대를 위해선 민주당이 ‘좌(左)클릭’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 스탠스 조절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학규 대표와 호흡을 맞춰 공천개혁 등 민주당의 혁신과 야권통합을 이뤄내 정권 재탈환의 기반을 닦는 것도 막중한 과제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내세운 ‘3+1 정책’(무상급식·무상의료·무상보육+대학생 반값 등록금)에다 교육에 대한 재정투자 확대, 일자리·주거·노인복지를 추가해 한나라당과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을 이을 새 정책위의장은 다음 주에 임명될 예정이다.

5·6 개각에 따른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를 어떻게 지휘할지도 주목된다. 전임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해 8월 김태호 국무총리,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관 장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등을 내리 낙마시켰기 때문이다.

○ 1표 차의 신승(辛勝)

이날 경선은 피 말리는 접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1차 투표에서 김 원내대표가 31표로 후보 3명 중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고 강봉균 유선호 의원이 26표로 공동 2위를 기록하면서 전례 없이 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됐다.

정세균 최고위원계로 분류되는 김 원내대표의 승리는 손 대표의 ‘중립’ 선언으로 손 대표계 표가 분산된 상황에서 친노(친노무현) 386그룹이 주축을 이룬 옛 당권파와 수도권 의원 일부가 결집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지난해 10·3 전당대회에서 현직 대표로 출마해 3위로 추락했던 정세균 최고위원도 체면을 세우게 됐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 측근은 “당내의 반(反)정세균 심리가 생각보다 공고하다는 점이 입증됐다”며 걱정했다. 강, 유 의원 중 한 명만 결선에 진출했다면 ‘반정세균 표’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전세가 역전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1차 투표에서 동점자가 발생하면서 양자 결선 없이 3자 대결구도가 끝까지 유지된 것도 김 원내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김 원내대표도 당선 직후 “적은 표차에 나타난 의원들의 마음을 정말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던 박 전 원내대표와 측근 의원들이 1차 투표에서는 같은 전남 출신의 유 의원을, 결선투표에서는 수도권의 김 원내대표를 밀기로 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많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호남 출신의 박 전 원내대표가 ‘호남 당대표, 수도권 원내대표’의 지역안배 구도를 감안해 김 원내대표를 밀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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