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가 이들의 실제 임기를 좌우할 것이라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미국 의회의 한미 FTA 인준이 7, 8월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당장 6월 임시국회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한미 FTA는 재협상 과정에서 자동차 분야의 시장접근 이익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책임 규명과 함께 보완 대책을 마련한 뒤 비준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지지 세력인 소장파들은 이미 국회에서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해둔 상태다. 소장파 중 일부는 물리력 동원에 참여할 경우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그러나 야당이 통과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물리력 동원 없이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의견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새 원내대표가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 물리력을 동원한다면 원칙을 훼손한 것이고 처리하지 못할 경우 여권 지지 세력으로부터 무능한 지도부라는 비판을 받게 되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 황 원내대표와 대척점에 서 있는 친이재오계 중 일부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때 물리력 동원이 불가피한데 주류가 아니면 누가 앞에 나서겠느냐”며 “(새 원내지도부가) 우리에게 손을 내밀거나 아니면 자리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야당과의 협상이 중요해진 황 원내대표는 연일 야당에 공을 들이고 있다. 11일 박지원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야당을 존중하고 두려워하겠다”고 한 데 이어 1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는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혜로우시고 원만하시고 용기 있으신 훌륭한 분”이라며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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