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입지선정 D-2… 지자체 막판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4일 03시 00분


강경한 경북 “정치적 선택 안돼” 도지사 단식
정중동 호남 300만명 서명운동-편지 공세… 엇갈린 충청 “불복종” 경고속 천안 독자행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최종 입지 선정을 3일 앞둔 13일 10개 후보 지방자치단체는 유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하루 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독자적 유치에 나선 충남 천안시는 현수막을 내걸고 비교적 조용한 유치전을 편 반면 경북도는 단체장 단식투쟁, 충청권 3개 시도는 불복종저항운동 불사 선언으로 배수진을 쳤다.

○ 외유내강(外柔內剛)형 전략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내 300여 곳에는 ‘과학벨트는 천안이 최적지입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300여 개가 일제히 내걸렸다. 앞서 12일 천안시청에서 기업체와 학계 언론계 등의 대표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과학벨트천안추진위 회의를 열어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정”을 촉구했다. 성무용 천안시장은 “정부에 낸 과학벨트 유치 제안서의 후보지인 천안시 ‘직산남산지구’가 2009년 국토연구원 연구용역 정부사전입지평가에서 1위였다”고 연방 강조했다. 천안시는 연구 인프라의 70%가 있는 수도권과 30분 거리인 점, 고속도로 및 철도 요충지이고 국제공항과 최단거리여서 국내외 연구인력의 거주환경으로 뛰어난 점 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광주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호남권 유치위원회는 지난달 13일부터 시작한 과학벨트 유치 300만 명 서명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치위 관계자는 “그동안 280만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며 “300만 명을 채울 때까지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운태 광주시장도 “과학벨트는 반드시 광주로 유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친필서한을 과학벨트 선정위원 25명에게 두 차례 발송했다.

○ 강경 대응 전략

충청권 3개 시도지사와 지방의회, 지역 국회의원들은 13일 오후 4시 충남 연기군 행정도시건설청 앞에서 예정에 없던 ‘과학벨트 사수 비상결의 및 선포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이 아닌 다른 곳으로 입지를 결정하거나 나눠 먹기식으로 분산 배치한다면 민주주의를 포기한 것인 만큼 정권 퇴진을 위한 불복종 저항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3개 시도가 공동으로 추천한 세종시는 이미 10곳으로 압축된 과학벨트 후보지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독자적으로 유치 신청한 천안시에 대한 입장 정리에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집무실에서 “과학벨트는 정치벨트가 아니다”라며 정치적 선택의 배제를 요구하는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이날 단식 현장에는 김범일 대구시장도 방문해 공조체제를 더욱 다지기로 했다. 이상효 경북도의장도 임시회 본회의에 앞서 과학벨트 지역유치와 함께 객관적인 입지선정을 촉구하며 삭발했다. 김 지사는 ‘과학벨트 유치 염원과 공정한 평가 촉구 호소문’에서 “현행 과학벨트 입지선정 방식은 균형발전을 도외시하고 수도권 비대화를 조장하는 접근성 지표를 내세우는 등 과학계와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공정한 평가를 주문하는 전략

경북(G)-울산(U)-대구(D)와 과학벨트 유치를 위해 공동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울산시 장만석 경제부시장은 “기초과학 진흥으로 국부를 창출할 과학벨트는 튼튼한 연구 인프라와 산업적 기반이 있어야 한다”며 공정한 평가를 통해 이 지역으로 과학벨트를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도·창원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위원회’ 위원장인 최충경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과학벨트는 국가경쟁력과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 선정돼야 한다”며 “특별법에 명시된 기준에 따라 평가하면 연구기반, 산업집적도 등에서 창원을 따라올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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