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안에서 새롭게 떠오른 개념은 ‘연합 캠퍼스’다. 대전에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을 두고 연구 기능을 50%가량 집중시키는 한편으로 대전 대구 광주에 위치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을 연합 캠퍼스 거점으로 삼고 연구단을 분산했다. ○ 연합 캠퍼스 네트워킹이 핵심
과학벨트 핵심 관계자는 “당초 세 군데 대학에 기초과학연구원 분원을 세울 계획이었지만 ‘분원’이라는 표현에 논란이 많아 12일 기초과학연구원위원회에서 ‘연합 캠퍼스’라는 용어로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연합’은 인근 지역 대학들과 연계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즉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연합 캠퍼스를 구축하면 포스텍(포항), 울산과학기술대(UNIST) 등과 연계해 연구단을 운영하게 한다는 것이다. 1개 연구단에는 향후 수년간 연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1개 연구단에서 50명 안팎의 과학자를 고용하게 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연합 캠퍼스 거점을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에 둔 것은 이들 대학에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과학벨트를 통해 세계적인 과학기술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과학벨트의 최우선 목표가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 수행인 만큼 과학기술 연구 인프라가 갖춰진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로써 과학벨트의 성패는 연구단 운영과 직결되게 됐다. 이 관계자는 “연구기능이 거점지구인 대전에 집중되지 않고 대구 광주 등으로 분산되는 만큼 본원과 연합 캠퍼스가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되는 게 핵심”이라면서 “과학벨트의 성공 여부는 이 연구단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청원(오송·오창), 연기(세종시), 천안이 기능지구로 선정된 데는 거점지구인 대전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이 최우선으로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기능지구는 거점지구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기능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세 지역 모두 대전에서 40km 이내에 위치해 가깝다”면서 “이들 지역은 거점지구가 수행한 기초 과학 연구를 응용연구나 개발, 산업화 등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와대 “충청권의 기대 충족된 것”
과학벨트의 거점지구를 대전 대덕단지에 두고 대전(KAIST) 대구(DGIST)·경북(포스텍, UNIST) 광주(광주과학기술원·GIST)에 연구단(사이트랩)을 분산한 것과 관련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대전, 대구·경북, 광주를 포함하는 3개 권역을 중심으로 전국의 과학자가 두루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3개 거점 중심 분산배치로 가닥을 잡은 이유에 대해 “과거 대덕특구에 연구시설을 집중했을 때 그 집적 효과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데서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3개 권역으로 과학벨트 입지가 최종 선정되더라도 충청권의 반발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관계자는 “2007년 대선 공약 때보다 이번 과학벨트는 규모를 확장했다”며 “확장된 사업의 상당 부분이 대전에 배치되는 만큼 충청권의 기대치는 전부 충족된 셈”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를 합산해 산정된 후보지들의 순위가 16일 과학벨트위원회 회의에서 바뀔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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