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물러난 뒤 17년 만의 정권 탈환에 절치부심하고 있는 프랑스 사회당은 이번 ‘성폭행 사건’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사회당 출신인 스트로스칸 총재는 최근 1년간 언론의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내년 대선에서 당선 ‘0순위’다.
5년 전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세골렌 루아얄 후보의 여풍(女風)에 무릎을 꿇었던 그는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물론이고 모든 우파 예비 후보들에게 15∼20%포인트 앞서고 있다. 그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었다.
프랑스 언론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2007년 집권에 성공한 뒤 스트로스칸 총재를 사회당의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로 보고 그의 IMF 총재직 입성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잠재적인 정치적 라이벌을 외국으로 내보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사회당은 ‘성폭행사건’의 충격 속에서도 일단 겉으론 침착한 모습이다. 당장 6월 28일∼7월 9일로 다가온 대선 후보 등록을 앞두고 섣불리 입을 열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트로스칸 총재가 낙마하면 마르틴 오브리 현 당 대표와 올랑드 전 대표 중 한 명이 후보가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스트로스칸 총재의 측근 장마리 르귀앙 사회당 의원은 14일 “그를 공격하려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측근의 조직적인 정치공작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스트로스칸 총재를 둘러싸고 갑자기 불거진 ‘사치생활’ 논란과 관련이 깊다. 스트로스칸 총재 부부가 파리의 보주 광장에 있는 호화 자택(60억 원 상당)에서 나와 10만 유로(1억6000만 원)가 넘는 포르셰 자동차(후에 지인의 것으로 밝혀졌음)에 올라타는 사진이 공개된 데 이어 고가의 미술품 구입 문제 등 사생활 영역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 회계사의 아들로 부유한 환경에서 태어난 그는 낭시대, 낭테르대(파리10대학), 국립행정학교(ENA)에서 경제학 교수를 지냈다. 사회당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산업장관과 재무장관을 지낸 경제통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