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16일 “군에서 적군과 싸워야 하는 군인들이 질병과 싸워서야 되겠느냐”며 부실한 군 의료체계의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이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정책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부름을 받은 군인들의 건강은 나라가 지켜줘야 한다. 그러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오진과 늑장 치료로 의식을 잃거나 의식 불명에 빠진 장병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 동아일보 13일자 신문을 들어 보이며 “기사 제목이 ‘부모 가슴에 못 박는 구멍 난 군 의료’다”며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 심정에서 보면 오죽하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을 보면 대통령 장관 등 최고 국가지도자가 병이 생기면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정도로 우수한 의료시설과 의료진을 군에서 가지고 있다”며 “선진국의 길목에 있는 우리도 그런 수준이 될 수 있도록 국방부와 한나라당이 같이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정책위의장은 장기복무 군의관 양성을 위한 국방의학원의 설립에 대한 의사협회의 문제 제기에 대해선 “많은 수를 늘리지 않더라도 장기복무 인센티브를 줘 우수인력이 이쪽(군)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의대 재학 중 장학금을 줘 군에 올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잇단 군내 의료사고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스럽다”며 “군 의료체계와 관련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차원의 개혁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박진, 민주당 신낙균, 자유선진당 박선영, 미래희망연대 김정 의원 등 여야 4당 의원들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인 국방의학원 설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초당적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은 16일 “야전부대의 의료 실태와 환경을 종합적으로 정밀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총장은 충남 계룡대 대회의실에서 열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장병의 건강을 지키는 일은 튼튼한 국방을 유지하는 전제이자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얻는 핵심”이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육군 관계자는 “최근 언론 보도로 군 의료사고 장병 피해가 잇달아 알려지고 군 안팎의 비판이 제기되자 육군 최고지휘관으로서 장병 건강과 의무진료 환경 개선에 대한 일선 지휘관들의 관심과 노력을 각별히 촉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와 장병들의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육군은 앞으로 치료가 힘든 질병이 발생할 경우 질병관리본부의 전문 인력과 각종 정보, 백신 등을 지원받게 된다. 7월 전방 지역의 말라리아 환자 발생을 차단하기 위한 공동 역학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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