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거점’ 대전 대덕 확정]국민부담 늘린 ‘지역 나눠주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7일 03시 00분


당초 사업비 3조5000억, 1조7000억 증액 5조2000억으로 대구-광주 등 추가배정
교과부 ‘대전 신동-둔곡지구에 거점’ 최종안 발표

정부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에 당초 사업비 3조5000억 원에 1조7000억 원을 추가한 5조2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 곳을 선정하려던 방침을 바꿔 여러 곳의 과학벨트를 만들면서 예산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 충청 영남 호남은 물론이고 수도권까지 만족시키려다 보니 국민 세금을 쏟아 붓게 된 것이다. 기초과학 육성이란 당초 목적은 뒷전으로 밀린 채 지역별 과학예산 갈라먹기 싸움판이 돼버리면서 지역갈등 증폭 등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6일 대전(신동·둔곡지구)을 과학벨트 거점으로 하되 대구·경북과 광주 등에 ‘연합캠퍼스’를 만들어 연구 기능을 분산하는 방안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연구단 15개)은 대전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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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16일자 A1면 과학벨트, 대전 거점-대구 광주 ‘연합캠퍼스’로
A8면 과학벨트 최종입지 오늘 발표

KAIST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연합캠퍼스로 지정돼 연구단이 각각 10개가 배치되며 광주과학기술원(GIST) 캠퍼스에는 연구단 5개가 들어온다. 수도권 대학 등 전국에는 연구단 10개가 골고루 배치된다. 또 거점지구와 연계해 응용연구 개발연구 사업화 등을 수행할 기능지구는 대전에서 40km 이내에 위치한 청원(오송·오창), 연기(세종시), 천안 등 세 지역으로 결정했다.

중이온 가속기 조감도
중이온 가속기 조감도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과학벨트 전체 예산 가운데 DUP 연합캠퍼스와 GIST 캠퍼스에 각각 1조5000억 원과 6000억 원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수도권 대학 등 전국에 설치될 개별 연구단 10개에도 총 8000억 원이 추가로 지원된다. 이 장관은 “우수한 인재를 두루 유치하기 위해서는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예산을 늘린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 과학기술 전체 예산이 14조9000억 원이고 내년 예산이 16조6000억 원”이라면서 “차액인 1조7000억 원이 과학벨트에 추가로 투입되는 것이며 예산 증액분을 의미 있게 써서 미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인재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과학계 관계자는 “과학벨트에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증액분을 모두 써버리면 대학이나 기존 연구소의 기초연구는 지원받지 못할 것”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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