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아버지 박정희’ 문제 대선전략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8일 03시 00분


‘백호랑이’처럼…

5·16군사정변 50주년을 전후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박정희 스탠스’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전 대표에게 드리워진 아버지의 그림자는 내년 대선가도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 대선 예비주자들이 16일 일제히 “군사독재, 개발독재를 찬양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쏟아낸 것은 박 전 대표를 향한 대대적인 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올해 5·16군사정변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 논란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무대응’인 셈이다. 실제 박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과 탄생일을 제외하고는 아버지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다. 특히 아버지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일이나 아버지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상당히 조심스러워한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박근혜. 동아일보DB
박근혜. 동아일보DB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먼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겠지만 상대 측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시비를 걸어올 경우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는 게 박 전 대표 측근들의 얘기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전략을 굳이 말한다면 ‘백호랑이 전략’”이라며 “백호는 일반 호랑이와 달리 먼저 공격하는 법이 없고 평소에는 온화하지만 공격을 받았을 때는 용맹하게 반격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박 전 대표 측은 박 전 대통령의 독재 전력 공격에 대한 대응 논리를 이미 다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 평가가 ‘성공한 독재’로 사실상 끝났다는 것이다. 홍사덕 의원은 “독재를 한 수많은 개발도상국 중 경제개발과 민주화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밖에 없다”며 “국민들은 강력한 통치체제가 없었으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부분적 과오에 대해서는 ‘포용’의 자세로 대처한다는 태도다. 박 전 대표는 2004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버지 시절에 많은 피해를 입고 고생한 것을 딸로서 사과드린다”고 했다. 2007년엔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죄송하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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