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생가 근처에 세워질 고 박정희 전 대통령(사진)의 동상 모습이 최근 결정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양복을 입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담긴 두루마리를 쥔 채 서 있는 모습이다.
당초 동상 제작을 맡은 김영원 홍익대 미술대학장은 △서서 걷는 모습 △앉아서 사색에 잠긴 모습 △서서 두루마리를 쥐고 있는 모습 등 3가지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는 3가지 안을 놓고 검토한 끝에 마지막 안을 선택했다고 추진위 관계자는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장녀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이 안을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옷차림과 관련해선 새마을복을 입고 있는 모습도 한때 검토했으나 양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다는 추진위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추진위는 지난달 15일 동상 건립 응모자 4명 중 지름 16m, 높이 2.7m의 둥근 좌대 위에 8m 높이로 설계된 김 학장의 작품(중단 없는 전진)을 선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무릎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입은 채 오른손을 높이 쳐들고 전방을 보는 모습이 마치 북한 평양의 만수대 김일성 동상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일었고, 박 전 대표도 “조금 더 서민적이고 고뇌하는 모습이 좋겠다”며 부정적인 의사를 밝혀 보류된 바 있다.
김 학장은 11월 14일 박 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열리는 ‘숭모제’ 때 준공식을 개최할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했다.
박 전 대표는 아버지와 관련한 추모 시설을 화려하게 포장하기보다는 가급적 서민적으로 조성하길 원한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추진위 측은 당초 10m가 넘는 대형 동상을 검토했으나 김 학장이 “우리나라 동상 중 6m를 넘는 동상이 없다”고 하자 박 전 대표는 “6m도 크고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5m 정도의 크기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과거에도 “매년 45만 명의 관광객이 생가를 방문하는데 너무 좁다”며 박 전 대통령 생가를 확장하고 리모델링을 하자는 구미시의 의견에 “있는 그대로 있어야 생가 아니겠나. 막걸리를 좋아하시고 농부 이미지도 있는데, 그렇게 꾸며서 화려하게 할 필요가 없다”며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 관계자는 “동상 건립은 박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구미에 공단과 고속도로를 지어줘 지역 발전의 토대를 닦아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 위한 것으로 박 전 대표와 상의해 시작한 사업도, 정치적 의도로 시작된 사업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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