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선거 관리에 써야 할 예산 수억 원을 간부의 선물 구입이나 직원들의 회식 경비, 청사 인테리어 보수 등에 전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3일 발표한 기관운영감사 결과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예비금으로 편성된 14억 원 중 2억8000여만 원을 규정된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 예비금은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던 각종 선거대책 경비나 국회 등의 대외기관 활동비, 부족경비 지원에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런데도 직원과 간부의 선물 구입, 전별금, 재직기념패 제작, 직원들의 체육행사 등에 썼다는 것이다.
또 중앙선관위는 선거 실시 여부와 관계없이 공명선거추진활동비 명목으로 위원장에게 해마다 165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이런 식으로 매년 해당연도 예산에 편성돼 있지 않은 특정업무경비 5억1760만 원을 대외기관 활동비와 공명선거추진활동비 같은 명목으로 개인 또는 부서에 현금으로 나눠줬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관리 예비비도 엉뚱한 곳에 쓰였다. 중앙선관위 총무과는 이 예산 중 70만 원을 체력단련실 운동기구 수리비로 사용했고, 경기 안산시 상록구선관위는 청사 창문 단열필름 시공비로 1100만 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포함해 중앙선관위와 11개 지방선관위는 총 5300여만 원을 관사나 청사 내 커튼 설치, 타일 보수, 직원 문화탐방 여비 등으로 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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