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반값 등록금’ 시동…소득계층별 차등적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4일 20시 56분


한나라당이 '반값 등록금' 프로그램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 정책위는 소득구간별로 대학 등록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내달부터 당정 협의에 나서고 내년 예산에도 반영할 방침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황우여 원내대표가 화두를 던진 반값 등록금이 내년 총선을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 당내 이견 조정 과정부터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성식 당 정책위부의장은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득분위 하위 50% 계층에 대해 소득구간별로 등록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초생활수급자 자녀는 전체 등록금 중 80% 가량을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등 소득구간에 따라 장학금 지원 비율을 20~80% 정도로 차등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금도 기초생활수급자는 연간 450만 원, 차상위층은 학기당 115만 원의 저소득층 장학금 지원을 받고 있으나 이를 확대하고 소득 5분위 계층에는 등록금의 20%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부의장은 "이런 방식으로 하면 소요 예산이 2조 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지원에 민간기업과 대학이 연간 3조5000억 원 규모로 제공하는 장학금을 더하면 실질적으로 반값 등록금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당의 설명이다.

한나라당은 추가감세 철회와 세계 잉여금 등으로 예산을 확보해 내년 신학기부터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 대학 등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뒤 내달 중 정부와 당정 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면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내년부터 전면 시행할 방침이나 재정 여건이 여의치 못하면 3년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최소한의 교육 여건도 갖추지 못한 부실 대학을 걸러내는 구조조정도 병행하기로 했다. 등록금 지원이 부실 대학의 생명연장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한편, 당내 일각에선 차상위 소득계층까지는 무상 등록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인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자녀에게는 등록금의 100%를 장학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들에게 등록금의 일부를 부담하게 하면 빚을 질 수 밖에 없다"며 "차상위층까지 무상 등록금을 적용하는데 연간 2800억 원의 예산이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값 등록금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김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생토론방' 모임에서 "대학등록금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어야 한다"며 당내 소통문제를 제기했다.

원희목 의원은 "대중 민주주의가 선동정치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도 나타난다"며 반값 등록금의 포퓰리즘적 성격을 비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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