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3남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하이라이트인 25일 베이징(北京) 일정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지난해 9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돼 사실상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된 김정은은 20일 특별열차가 지린(吉林) 성 투먼(圖們)을 통과할 때만 해도 후계자로 국제무대에 데뷔하기 위해 단독 방중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았다.
단독 방중은 아니어도 김 위원장이 헤이룽장(黑龍江) 성 무단장(牡丹江)과 징보(鏡泊) 호 등 혁명 유적지를 다닐 때 3대 세습의 정통성을 부여하는 순례로 해석해 김정은이 동행하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계속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동행 여부도 끝내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번에도 여러 차례 언론 카메라 등에 노출된 김 위원장과 수행원단의 모습에 김정은은 없었다.
이는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 주요 목적이 후계 체제 인정이라는 일부의 해석과는 달리 식량난에 따른 원조 요청이나 경제협력 강화 등에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또 3대 세습에 대해서는 중국 고위 지도부가 이미 여러 차례 지지 표시를 한 만큼 마치 왕조시대 후계 책봉을 받듯이 동행하는 모양새를 취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해석도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지난해 10월 9일 북한 노동당 창당 60주년을 하루 앞두고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중조(중국과 북한) 우의가 대대로 전해져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가 내심 3대 세습에 맞장구친다는 국제적 비난을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많다. 분명한 지지를 요구하는 북한 측과 의견일치를 보기 어려우므로 ‘김정은 이슈’는 이번 북-중 지도부 간의 만남이나 공식 어젠다에서 제외키로 이심전심 생각을 맞췄을 가능성도 있다.
일부에서는 후계 체제가 완전히 굳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과 김정은이 동시에 장시간 북한을 떠나는 것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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