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6일째인 25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중국 최고 지도부의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까지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은 불과 9개월 전에 방문한 곳을 또 가는 등 ‘의아한 동선’의 연속이었다.
이번 방중이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방문이라는 점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명확히 밝혔다. 원 총리는 22일 일본 도쿄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발전상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들의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기회를 주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 기간에 중국 자동차산업 요람인 창춘(長春)의 이치(一汽)자동차를 방문했다. 양저우(揚州)에서는 대형 태양에너지 패널업체와 대형 할인매장을 방문했다. 공개된 공식일정 가운데 대부분이 경제시찰이다.
하지만 양국 간 경협 강화로만 보기에는 어설픈 구석이 한두 곳이 아니다. 우선 대부분의 일정을 길에서 소비했다는 점. 양저우 영빈관에서 약 40시간을 머무른 것을 빼곤 대부분 특별열차나 차에서 시간을 보냈다. 잠깐 시찰을 하거나 식사를 하려고 들르는 수준. 게다가 갔던 곳을 또 갔다. 무단장(牡丹江)이나 창춘은 지난해 8월 방문 때 간 곳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방문에서 중국 최고 지도자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몇 명을 만났는지도 주목거리다. 지난해 베이징 방문 때는 9명 전원을 만난 것으로 당시 중국중앙(CC)TV는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문에서 이미 서열 3위인 원 총리와는 25일 점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방문 때는 원 총리는 방문 다음 날 김 위원장과 회담 및 점심을 함께했다. 지난해 회담은 물론이고 만찬을 함께한 공산당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18∼31일 아프리카 등을 방문 중이어서 이번에는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받는 대접은 베이징 한복판에서 카퍼레이드까지 펼쳤던 아버지 때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사실상 최상의 대접”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자세한 활동은 관례에 따라 귀국 직후 CCTV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통해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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