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국회와 청와대를 잇는 ‘당-청 가교’를 자임했던 이재오 특임장관이 ‘여의도 거리두기’를 1개월 가까이 지속하고 있다.
이 장관은 28일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당정청 9인회의’에 유일하게 참석하지 않았다. 또 20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첫 청와대 방문 때도 불참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5월 6일 당선된 황 원내대표와 이 장관은 아직 상견례도 못 가졌다”고 말했다. 누구보다도 당정청의 윤활유 역할을 자임했던 그간의 행보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이 장관은 5월 중순쯤에는 △장관직을 떠나 당에 복귀하고 △전당대회 출마 대신 전국을 돌며 서민과 호흡한다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했다는 게 주위의 설명이다. ‘흙과 땀에 얼룩진 옷’에 빗댄 토의종군(土衣從軍)이란 조어가 회자된 것도 그즈음이다.
이 장관은 지난주 국무회의 직후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장관직 사의’를 밝힐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들 떠나려고 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속내를 밝히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장관의 ‘낯선 움직임’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골격이 바뀔 수 있는 시점에 그의 빈자리가 아쉽다고 보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새롭게 출범한 당 지도부가 ‘과거 권력’이 돼 버린 듯한 이 장관과 같이 있는 것이 부담”이라는 해석도 들린다.
그렇다고 이 장관의 민생형 현장정치마저 중단된 것은 아니다. 이 장관은 고엽제 논란을 빚은 경북 칠곡의 캠프 캐럴을 방문했고, 충남 당진에서 모내기 활동을 했으며 대구와 충북 청주를 오가며 강연 정치를 이어갔다. 31일에는 충남 천안연암대에서 특강한 뒤 특임장관실 직원들과 함께 충남 연기군에서 4대강 홍보 활동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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