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野도 예결위원 선임 ‘속앓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8일 03시 00분


“18대국회 지역구 챙길 마지막 기회” 치열한 로비전
민주몫 15명에 30명 몰려… 한나라는 위원장만 뽑아

7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직접 수사권 폐지에 반발하는 검찰과 청와대를 규탄하기 위해 소집된 이날 의총에서 문학진 의원(경기 하남)이 예정에 없던 ‘5분 발언’을 신청했다. 최근 확정된 민주당 몫의 국회 예결위원 선임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문 의원은 “예결위원 선임이 지난주 끝났는데 원칙과 기준이 무엇이었느냐”며 “(예결위원 15명의) 명단을 보니 경기(인천) 의원이 4명이고 그중 2명이 같은 시의 갑·을 지역구인데 그 시만 지역사업을 하느냐”고 따졌다. 최재성(남양주 갑) 박기춘 의원(남양주 을)의 예결위원 동시 선임을 문제 삼은 것이다.

문 의원은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따졌는데 답변을 잘 못하더라”며 “(노 수석 얘기가) 어떤 사람이 자기를 찾아와서 ‘이번에 못 들어가면 19대 총선에서 떨어지니 넣어 달라’고 애걸복걸했다는데 그렇게 얘기하면 다 들어줄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의총이 어수선하게 끝나자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을 상대로 별도의 브리핑을 갖고 “지역 안배와 전문성 등을 고려해 공정하게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예결위원 자리다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18대 국회 마지막 지역구 예산 챙기기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문 의원처럼 공개적인 항의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몫 예결위원은 15명이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3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더욱이 예결위원 선정이 끝난 뒤에는 예결특위의 핵심인 계수조정소위 위원 선임 경쟁이 불붙어 4명가량인 소위 위원 자리를 놓고 예결위원 10여 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정갑윤 의원을 일찌감치 예결특위 위원장으로 뽑아놓고도 예결위원 선임은 하지 못하고 있다. 황우여 원내대표에겐 ‘낙선 위기’를 호소하는 읍소형 청탁이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들 사이에 결국 예산을 많이 따내는 게 당선의 지름길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며 “한 차례 예결위원을 지낸 사람은 배제하고 지역을 고려해 선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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