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 황해남도 용연군 고암포에 건립 중인 공기부양정 기지의 위협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군 당국은 이르면 이달 안에 완공될 것으로 보이는 북한 고암포 기지의 대비책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암포 기지는 공기부양정 70여 척을 정박시킬 수 있는 육상계류장을 갖춘 대규모 기지. 백령도에서 불과 50여 km 떨어져 있다. 이 기지가 완공되면 북한은 2개 여단 규모의 특수전 병력을 30분 만에 백령도로 기습 침투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이 서해 5도에 배치한 각종 감시장비와 레이더 등으로는 고암포 기지를 감시하기가 힘들다는 점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암포 기지는 북한 서해안에서 지류를 따라 내륙으로 8km 이상 들어간 깊숙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군이 운용 중인 감시장비로는 상시적인 감시정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군 소식통은 15일 “미국 첩보위성과 주한미군의 U-2 고공정찰기, 한국군의 전술정찰기로 공중감시를 할 수 있지만 12∼24시간의 감시 간격이 발생한다”며 “고암포 기지와 서해 5도 간 거리가 너무 짧아 이상 징후를 즉각 포착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야간을 틈타 고암포 기지에서 다수의 공기부양정을 은밀히 내륙 해안선을 따라 최대한 서북도서에 접근시킨 뒤 일제히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30분 안에 백령도를 기습 점령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기습작전은 북한 최고지도부의 승인만 떨어지면 준비부터 실행까지 불과 몇 시간 안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군 고위 소식통은 “고암포 기지는 우리 군의 감시망을 피해 최단 시간에 서북도서를 점령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최근 내부 검토 결과 고암포 기지의 기습 위협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이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포병전력과 공격헬기 등을 대폭 증강 배치했음에도 최대 시속이 90km인 북한 공기부양정의 대규모 기습침투를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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