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정동기, 부산저축銀 변호… 거액수임료 챙겨” 민주 김동철의원 계약서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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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수금 3억 성공보수 9억… 용두사미 수사 된 사연있어”
여야 저축은 국정요구서 제출

정동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부산저축은행을 변호하면서 거액의 수임료를 챙겼다는 주장이 23일 제기됐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이날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자체 입수한 부산저축은행 사건위임계약서를 공개하면서 “부산저축은행 수사가 용두사미가 돼 버린 사연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수석과 이 전 중수부장은 ‘법무법인 바른’ 소속이다. 김 의원이 공개한 사건위임계약서에 따르면 두 사람은 4월 부산저축은행과 수임 계약을 체결하면서 착수금으로 3억 원, 성공보수로 9억9000만 원을 약정했다. 또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이 불입건 처리가 되면 3억3000만 원, 불구속 기소가 되면 2억20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김민영 부회장과 강성우 감사에 대해서는 각각 불입건 처리가 되면 2억2000만 원, 불구속 기소가 되면 1억10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감사원장에 내정됐다가 국민적 저항에 부닥쳐 내정이 철회된 정 전 수석과 2년 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수사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이 전 중수부장이 현직 중수부를 상대로 변호 활동을 벌이고 거액의 수임료를 챙긴 것은 철면피같이 부도덕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검찰의 저축은행 수사 중간발표에 대해 “대검 중수부가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를 그려 놨다”며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권력형 비리의 몸통에서 꼬리까지 의혹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의원 282명 명의로 ‘저축은행 비리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조사 범위는 △부실 저축은행 예금자, 후순위채권 투자자 피해 현황 및 대책 △부실 저축은행 대주주 임직원 등의 은닉재산 및 범죄수익 환수 추진계획 △영업 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사전 예금인출 경위 및 조치 △저축은행 감독 부실을 초래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정책결정 경위 및 조치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저축은행 관계자들의 정관계 로비 부문은 빠져 있어 검찰 수사를 의식한 ‘방탄용 국정조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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