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민생 현안을 논의할 여야정 협의체가 24일 본격 활동에 들어갔지만 정치권과 정부, 여야 간 이견으로 합의 도출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미 FTA 여야정 협의체 첫 회의에선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 간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졌다.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요구하는 정부 한나라당과 재협상을 요구하는 민주당 간 견해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여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한미 FTA 여론을 보면 2 대 1로 찬성 비율이 높고 국민은 이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한미 FTA가 시행되면 외국인 투자환경이 개선돼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며 야당의 협조를 요구했다.
그러나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미국의 요구에 따른 정부의 자동차 재협상 결과로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이 무너졌다”며 “한미동맹에 치우쳐 경제적인 측면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맞섰다. 최규성 의원도 “한미 FTA는 경제 합방이다. 경제적 강대국인 미국과의 합방은 신중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한미 FTA 여야정 협의체는 이날 견해차를 한 치도 좁히지 못한 채 다음 달 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차원에서 공청회를 열자는 데만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열린 민생 여야정 협의체 첫 회의에선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감세 등 현안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 간 전선이 형성됐다. 협의체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정책위의장단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차관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정부에 소득세·법인세 최고구간에 대한 추가감세 철회와 등록금 인하 재원으로 활용할 고등교육재정 확충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는 ‘친서민 정책’ 행보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 현 원내지도부가 정부에 요구해 온 사안이기도 하다.
민생 여야정 협의체는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전·월세 상한제 도입 △최저임금 결정 등 앞으로 다룰 의제를 확정했으며 27일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회동 직후 다시 실무자 회의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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