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책 제목이 ‘靑’… ‘젊은 사람’ 뜻이라지만 ‘청와대’ 염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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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7일 03시 00분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청(靑)’이라는 글자는 어떤 의미일까?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최근 한나라당의 대권 후보 중 한 명인 김 지사의 삶을 다룬 책이 출간됐다. 방송작가 노하린 씨가 쓴 288쪽 분량의 책에는 김 지사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흔한 정치인의 책이지만 이 책이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 다름 아닌 ‘김문수 스토리 靑’이라는 제목 때문이다. 책 표지에는 파란색 ‘靑’ 한자와 함께 같은 색의 양복 상의를 입은 김 지사가 꽃다발을 들고 있는 사진이 있다.

책을 쓴 노 씨는 에필로그 형식의 글 ‘푸르른 청(靑)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을 통해 “한결같은 모습을 간직한 ‘난’처럼 은은한 향기의 매력을 가진 사람, 그리고 늘 푸른 청년(靑年)의 마음을 간직한 사람”으로 김 지사를 평가했다. 글만 봐서는 푸르고 젊다는 의미에서 청이라는 글자를 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책을 접한 사람 중 일부는 자연스럽게 대통령 관저인 청와대(靑瓦臺)를 떠올린다. 김 지사가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권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김 지사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출판사가 책 출간을 제안했고 제목도 작가와 출판사가 협의해 정한 것”이라며 ‘청와대를 고려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김 지사가 입은 옷도 한 케이블방송 출연 때 입었던 것이 어울려 다시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을 앞두고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인 2005년 10월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건의에 따라 자신의 호(號)를 ‘일송(一松)’에서 ‘청계(淸溪)’로 바꿨다. 주변에서는 청계천에 대한 애정의 뜻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권 의지’로 해석하는 다양한 이유들이 떠돌았다. 특히 과거 신한국당 시절 ‘잠룡(潛龍)’ 후보들의 이름에 물 수(水)가 들어가지 않아 용(龍)이 되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돌자 이 대통령이 물 수가 들어간 호로 바꾸는 데 찬성했다는 얘기가 대표적이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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