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회의장에서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나라당이 7·4전당대회 경선 룰과 관련된 개정 당헌의 ‘효력 정지’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예정대로 전대를 치르기 위해 만반의 대책을 강구 중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 지도부는 1차적으로 7월 2일 전국위원회에서 재의결 절차를 밟는 ‘플랜A’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당헌을 개정하려면 당 전국위원 741명의 과반수 참석(371명 이상)에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전국위가 소집된 7월 2일은 토요일이다. 당 지도부는 전국 각지에서 2시간 남짓한 전국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올 전국위원이 얼마나 될지 걱정이 태산이다. 설령 과반수가 출석한다 해도 과반수 찬성으로 당헌을 개정할 수 있으리란 보장도 없다. 6·7전국위에서 이미 전국위원들은 당 대표 경선 시 여론조사 반영 여부를 놓고 팽팽히 맞서다 ‘의결 파행 사태’가 빚어진 전례가 있다.
실제 친이(친이명박)계 이군현 차명진 권택기 정미경 조진래 의원 등은 29일 의원총회에서 ‘경선 룰 재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미경 의원은 “전대 룰은 과거 당헌(대의원 1만 명 투표+여론조사 30% 반영)대로 가든가, 아니면 부결된 비상대책위원회 안을 전국위에 다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여론조사를 배제하자는 얘기다. 당 지도부는 전국위 재의결 안건에서 여론조사 관련 조항을 빼기로 했지만 논란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당 지도부는 전국위 재의결이 불발될 것을 가정해 ‘플랜B’를 마련했다. 당헌 개정안을 7·4전대에서 직접 처리하는 방안이다. 이때도 대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대의원은 8881명으로 과반수 출석은 별 어려움이 없다. 지난해 7·14전대 당시 대의원은 7819명이 참석했다.
문제는 과반수 찬성이다. 통상 전대에서는 박수나 기립으로 전국위 의결을 추인해 왔다. 하지만 전국위 재의결까지 불발된 상황에서 일부 대의원이 표결을 요구하면 사상 초유의 당헌 개정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만약 전대에서조차 대의원 과반수(4441명)의 찬성을 얻지 못하면 당 대표 경선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전체가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전대에서 당헌이 개정돼도 논란의 여지는 남는다. 일반 선거인단 19만여 명은 전대에 앞서 7월 3일 투표를 마친다. 당헌 개정 전에 이뤄진 투표행위가 유효한지 법적 다툼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는 전국위 재의결 불발 시 전대에 당헌 개정안을 올릴 경우 ‘7월 3일 투표는 유효하다’는 경과규정을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정의화 비대위원장 등 비대위원들과 7명의 당권 후보는 이날 밤 여의도 당사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2일 열리는 전국위에서 법원이 지적한 문제들을 정리하고 넘어가자는 데 동의했다고 안형환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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