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환, 통과의례에 걸려 통과 못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30일 03시 00분


오늘 본회의서 부결 가능성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될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사진) 선출 투표에서 부결 가능성이 제기돼 여야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 민주당 추천을 받은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커지면서 부결 가능성이 보이자 민주당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반발할 태세다. 2000년 국회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회에서 선출되는 헌재 재판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이 본회의 선출 투표에서 부결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한나라당은 29일 의원총회를 열어 찬반 당론을 정하지 않고 소속 의원 개인의 의사에 따라 ‘자유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자유투표를 하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왔다. 선출안은 무기명투표에서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된다. 전체 297명 의원 중 과반이 넘는 169명이 한나라당 소속이어서 한나라당 다수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주호영 의원은 “(반대) 당론은 정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이다. 조 후보자는 문제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28일 인사청문회 당시 조 후보자 답변 내용에 우려를 나타냈다. 조 후보자는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정부 (발표) 결과를 받아들이지만 제가 보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소행이라고) 확신한다는 표현은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6·25전쟁 이후에 태어났는데 6·25도 남침이라는 것을 확신 못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청문회에선 조 후보자 가족의 잦은 위장 전입도 문제가 됐다.

이런 한나라당 기류에 대해 민주당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헌재 재판관 9명 중 민주당 추천 인사가 1명인데 그 사람의 성향을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조 후보자에 대한 한나라당 일부의 비판은 진보적 법조인에 대한 트집 잡기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