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정당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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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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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 끝나는 정의화 비대위장

정의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그는 “당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며 비대위원장으로서 2개월간 느낀 한나라당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전영한 기자scoopjyh@donga.com
정의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그는 “당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며 비대위원장으로서 2개월간 느낀 한나라당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전영한 기자scoopjyh@donga.com
“정당으로서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

한나라당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두 달여간의 임기를 사실상 마치는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이렇게 토로했다. 4·27 재·보궐선거 참패로 지도부가 물러난 뒤 당 비대위원장을 맡은 그는 뇌수술 전문 신경외과 의사 출신답게 “당의 정신을 개조하겠다”며 의욕을 보였지만 ‘전대 룰’ 논란으로 당의 치부가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 했다. 곧 새 지도부에 바통을 넘기는 정 위원장에게 두 달간 느낀 한나라당의 문제점을 들어봤다.

―최근 회의석상에서 한나라당의 기초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먼저 당원 관리조차 안 돼 있다. 호남의 어느 지역에는 당원으로 등록된 사람 중 현재 민주당 당원도 있고 이미 사망한 사람도 있었다. 정당도 조직인데 이렇게 허술해서야 내년에 재집권한들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

―전대 룰을 놓고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 간 계파 갈등이 엄청났다. 막상 계파 싸움을 겪어 보니 어떠한가.

“워낙 계파 갈등이 심해 같은 당 소속 의원들 간에 있어야 할 최소한의 동지적 마인드조차 사라졌다. 여기에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법원의 당헌 효력정지 등)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생긴 것이다. 얼마나 계파 갈등이 심했는지 한나라당 의원보다 민주당 의원에게 이야기하는 게 마음이 편할 정도였다. 비대위원장으로서 한계를 자주 느꼈다.”

―4·27 재·보선 직후에는 당 내 위기의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분위기다.

“나도 그 점이 참 불가사의할 정도다. 계파 갈등에다 위기 상황에서도 각자도생할 생각만 하는 특유의 ‘웰빙 의식’이 더해져 그런 듯하다. 당의 존재 이유에 대한 고민이 흐려졌고 자연히 위기의식도 사라졌다고 본다.”

―새 지도부에 해줄 조언은….

“지금 상황에서 거창한 건 필요 없고 할 수도 없다. 우선 현재 상황을 정확히 진단해 이를 기반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 하나는 당원 문제 등 당의 기본을 재정비해야 한다. 이런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고 깨달음을 얻다 보면 기적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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