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대통령 탈당 없이 대선 치러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일 03시 00분


의원들 공감대 확산

한나라당 7·4전당대회에 친박(친박근혜)계 단일 후보로 나선 유승민 의원은 최근 TV토론과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탈당하지 말고 정권 재창출을 도와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유 의원은 친박 진영 내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가장 각을 세워온 인사다. 그런 그가 공개적으로 “이 대통령의 탈당은 안 된다”고 강조하는 것은 친박 진영의 달라진 기류와 무관치 않다.

사실 3월 말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 당시 대구지역의 일부 친박계 의원은 사석에서 공공연히 이 대통령의 탈당을 언급하곤 했다.

그러나 1일 친박계의 한 핵심 의원에 따르면 요즘 친박 진영 내에서 현직 대통령의 탈당 없이 대선을 치러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최근 측근들에게 “대통령과 불필요한 각을 세우지 않되 자연스러운 정책 차별화를 하면 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유 의원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6·3회동처럼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신뢰가 쌓여 가면 (대통령 탈당 없이) 함께 갈 수 있다”며 “박 전 대표가 민생, 복지 분야에서 전향적으로 가는 데 대해 대통령이 이해해 주면 우리도 대통령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도 “대선을 앞두고 당이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해 왔는데 이는 비정상적 관행”이라면서 “청와대가 잘못하면 당이 책임지고 시정시키며 함께 가는 게 책임정치에도 맞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7·4전당대회 경선 룰에 대한 법원의 일부 효력정지 판결에 따라 2일 재소집되는 전국위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표의 참석이 다른 전국위원들의 참석을 독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