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새 대표에 홍준표…“黨 개혁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4일 17시 52분


유승민-나경원-원희룡-남경필 順 최고위 진입
`총선 승리' 당면 과제..당ㆍ청 관계 재정립 전망
유승민 2위당선 '돌풍'..박근혜 대권가도 뒷받침

내년 4월 총선을 이끌 새 한나라당 대표에 수도권 4선의 홍준표 의원이 선출됐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을 지낸 홍 의원을 차기 당 대표로 선출했다.

새 대표의 임기는 4.27 재보선 패배로 물러난 직전 지도부의 잔여임기인 내년 7월13일까지다.

2위는 친박(친박근혜)계 재선인 유승민 의원이 차지했으며 3위는 중도 성향의 재선인 나경원 의원이, 4위는 친이(친이명박)계가 지지한 3선의 원희룡 의원이, 5위는 쇄신파를 대표해 출마한 4선의 남경필 의원이 각각 차지, 새 지도부를 구성하게 됐다.

대의원과 당원, 청년선거인단 투표(70%) 및 일반 여론조사(30%. 3개 여론조사 기관 실시)를 합산한 결과, 홍 후보가 가장 많은 4만1666표를 얻었으며 유 후보가 3만2157표, 나 후보가 2만9722표, 원 후보가 2만9086표, 남 후보가 1만4896표를 각각 획득했다.

지도부 진입에 실패한 박 후보와 권 후보는 각각 8956표, 6906표를 얻는데 그쳤다.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나 의원이 30.4%로 1위였고 이어 홍 의원(25.2%), 원 의원(13.4%), 남 의원(12.3%), 유 의원(9.5%), 박 의원(6.7%), 권 의원(2.5%) 순서로 나타났다.

홍 의원의 압도적 선출은 그의 대중성과 개혁 이미지 덕택으로 풀이된다. 전대 선거가 지난 3일 20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선거인단 투표율이 25.9%로 저조했던 데다 여론조사가 30% 반영됨에 따라 조직과 대중성에서 모두 강한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새 지도부는 고질적인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의 계파색이 옅어졌고 연령층이 40¤50대로 낮아져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한나라당이 홍 의원을 차기 대표로 선출한 것은 '총선 위기감'의 강한 표출로 풀이된다. 수도권 중진인 그는 서민ㆍ쇄신의 이미지 속에 이른바 '총선 전사론'과 국민과 야당, 권력 앞에서 당당한 행보를 하겠다는 입장을 표방해왔다.

또 원 후보를 내세운 친이계의 재결집에 대한 견제심리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친박계는 유승민 단일후보를 내 2위 당선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미래권력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행보를 위한 단단한 기반을 쌓았다는 평가다. 쇄신파는 황우여 원내대표 당선에 이어 남경필 의원을 최고위에 진입시켜 절반 성공을 거두었다. 나경원 의원은 대중성을 등에 업고 선전했으나 3위에 그쳤다.

새 지도부는 내년 4월 총선 승리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쇄신, 화합, 친서민의 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27 재보선 패배로 위기에 빠진 당을 어떻게 추스를지, 황 원내대표 취임 이후 강화된 친 서민 정책논란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박 전 대표를 비롯한 대선주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서 정권의 레임덕도 늦추는 일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다만 신임 홍 대표가 당청관계에서 당 우위를 노골화할 경우 당청간 갈등도 예상된다.

홍 신임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계파없이 홀로 뛴 선거에서 마지막 기회를 준 대의원의 뜻은 하나 된 한나라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대선에서 꼭 이겨달라는 바람으로 받아들인다"며 "한나라당 개혁을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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