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직 기용 ‘말바꾸기’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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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당직매수 안돼” 안상수 측근 원희목 비서실장 임명 반대
대표 되자 “힘 실어달라” 他최고위원들 반발에도 측근기용 시도

“당헌 당규에 당직약속금지조항이 있기 때문에 이를 위반하면 당직 매수 행위가 된다.”

지난해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 당시 안상수 대표가 경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원희목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자 ‘2위’로 최고위원이 됐던 홍준표 현 대표는 이렇게 비판했다.

홍 대표는 “당직의 경우 (안 대표와 같은 계파인) 친이 강성파는 당의 화합을 위해서 배제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라며 “쇄신파와 중립파를 중심으로 능력과 기능에 따라 당을 전면 개편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슴을 열고 자기 것을 내어주는 화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년 뒤, 홍 대표 자신이 전대에서 승리해 당 대표가 되자 사무총장, 사무1부총장, 대변인, 대표비서실장 등에 캠프에서 자신의 선거를 도운 측근 의원들을 기용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다른 최고위원들이 반발하자 그는 “내년 총선은 어차피 당 대표를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 당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옳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를 놓고 1년 전 최고위원 시절 때의 생각과 현재 대표가 된 뒤의 생각이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말 바꾸기’ 아니냐는 것이다. 영남의 한 재선 의원은 “1년 전 홍 대표가 했던 말을 의원들은 다 기억하고 있다”며 “대표 스스로 그동안 발목을 잡던 입장에서 발목이 잡힐 수 있는 위치에 왔다는 것을 빨리 인식하고 신중히 처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 측은 “1년 전 당시 안 대표가 캠프 인사에게 당직을 약속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던 것이지 대표의 인사 자체를 반대한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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