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좌클릭? 친박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4일 09시 46분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서 최근 '집토끼-산토끼론'이 회자되고 있다.

정치권에서 '집토끼'는 전통적 지지층을, '산토끼'는 새로운 지지층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된다.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친박 핵심인 유승민 최고위원이 '용감한 개혁'을 기치로 서민복지 부문에서 무상급식 수용 등 전향적 정책을 내세우고, 현 정부의 핵심 경제기조인 감세 정책에 대해서도 소득세·법인세 추가감세 철회를 주장하는 것을 놓고 '집토끼'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에 기득권층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유 최고위원의 주장이 곧 박 전 대표의 '좌 클릭'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유 최고위원이 연합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국회 발언들을 보면 박 전 대표도 분명히 민생, 복지는 왼쪽으로 간다고 본다"고 말한 것도 의구심을 더 키우는 요소다.

이 때문에 보수 성향의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은 가까운 친박 의원들에게 우려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친박 핵심 중 한 명인 최경환 의원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추진했던 감세와 같은 우파 정책에까지 `MB노믹스'라며 공격해선 안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경북의 한 친박 의원은 "당밖 인사들을 만나보면 유 최고위원이 내건 주장이 박 전 대표와 공감대를 거쳐 나온 것인지를 묻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자칫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 친박 의원들은 박 전 대표를 만나 이 같은 외부의 우려 어린 시각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웃기만 할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경환 의원은 친박 내에 이런 기류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친박계 내부에서 이런 생각도, 저런 생각도 가진 사람이 있어야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당연히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제 보수가 바뀔 때냐 아니냐를 생각해봐야 할 때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집토끼-산토끼론'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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