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6년간 검찰에서 근무하며 주로 공안 분야의 주요 보직을 거친 엘리트 검사 출신이다. 서울고검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6월 ‘박연차 게이트’ 수사 도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임채진 검찰총장이 사퇴하자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 중 1순위로 거론됐으나 사법시험 2년 후배인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밀리자 옷을 벗었다. 검찰 주변에선 김경한 당시 법무부 장관과 경북고 선후배 사이란 점이 역차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두 달 뒤인 2009년 8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발탁돼 2년간 근무하면서 매끄러운 일 처리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친화력이 강하며 유머감각이 뛰어나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권구라’. 기억력이 좋아 한 번 들은 얘기는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보학(譜學)’에 관심이 많고 특정인이 화제에 오르면 해당 인사의 고교, 대학 선후배와 동기를 줄줄이 읊는다. 수사 경험이 풍부해 일선 검사들의 애로와 고충을 잘 알고 헤아려 검찰 내에 믿고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강점이다.
1999년 서울지검 형사3부장으로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언론대책문건’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정형근 의원(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을 소환조사해 강골 검사로 이름값을 높였다. 역시 서울지검 3부장 때인 2000년엔 영화 ‘거짓말’의 음란성 여부를 가리는 수사에서 “영화 등 예술작품의 음란성은 국민의 판단에 맡기는 게 옳다”며 관련자들을 무혐의 처리해 주목을 받았다. 2005년 10월 대검 공안부장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의 구속 수사 필요성을 건의했다가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파동을 빚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대구 ‘고향 후배’로 어렸을 때부터 ‘누님’ ‘동생’ 하는 사이다. 부인 최보숙 씨(53)와 2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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