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권력을 향해 칼을 빼든 로빈 후드의 무용담을 그린 만화 영화 '숲속의 대장 로빈 후드'가 북한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은 최근 평양시 만경대 구역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 "평양 하나전자센터에서 판매되는 외국 만화 영화 '로빈후드' 알판(CD) 내용이 북한의 현실과 너무 닮아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로빈후드의 내용은 선량한 왕을 몰아내고 왕이 된 이가 온갖 수단을 이용해 주민들을 괴롭힌다는 이야기인데, 온갖 수단을 써서 세금을 착취하고 강제노동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감방에 보내는 등 인물과 이름 장소만 다를 뿐 지금의 조선의 현실과 너무도 똑같다고 주민들이 느낀다는 것.
이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만화영화를 보면서 조선에도 백성들을 잘 살게 하고 관료배들을 쳐 없애는 그런 로빈 후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마디씩 하고 있다"면서 "대학생들 역시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로빈 후드'라고 호칭하는가하면 심지어 '백성들을 못 살게 만드는 머저리 바보 왕을 죽여라'라는 만화 영화 주제가를 즐겨 부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한 "이 같은 이야기가 김정일의 귀에 들어가는 날에는 당장에 노래는 물론 CD알 판매도 금지되겠지만 아직까지는 무사하다"며 "이 사실이 김정일의 귀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것은 간부들과 법관들도 다 주민들과 같은 마음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외국 만화 영화들을 불법 복사해 판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양시 보통강 구역에 위치한 하나전자 센터에서 제작한 CD들만 합법적으로 매매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조선중앙 TV는 선전물만 내보내니 재미가 없는데다 한국 드라마 등 외국 영화들을 몰래 보다가는 큰 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전자센터에서 판매되는 외국 만화 영화들을 많이 사다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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