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디지털방송 전환 도와주려 해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1일 03시 00분


南과 다른 유럽식 송출 고집… 체제 선전에만 악용될 우려

북한이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에서 디지털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부가 그 전환 사업의 지원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북한의 지상파TV 디지털 전환 연구반’은 20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논의를 진행했다. 이 연구반은 북한이 올해 초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디지털 방송 전환 지원을 요청한 뒤 ITU가 이 내용을 정부에 알려옴에 따라 구성됐다.

방송 및 북한 전문가 10여 명으로 이뤄진 연구반은 지난달 첫 회의에 이은 이날 두 번째 회의에서 북한 방송시스템 현황과 디지털 전환 방식, 규모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법을 찾기 어려운 난제들이 계속 거론돼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의 송출시스템이 남한과 다르다는 점. 아날로그 방송에서 남한의 NTSC 방식과 다른 PAL 방식을 써온 북한은 디지털 방송에서도 남한의 미국식(ATSC) 대신에 유럽식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액을 투자해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해 준다고 해도 이는 북한의 체제 선전선동에 악용될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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