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영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르면 21일 자리에서 물러난다. 감사원이 저축은행 사태 등에 시달려온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인적 쇄신을 단행하기로 한 데 따른 퇴임이다. 그런 그의 퇴장을 놓고 “양건 감사원장과의 파워게임에서 깨끗이 손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사원 내에서는 양 원장과 정 사무총장 간 대립설이 끊이지 않았다. 학자 출신인 양 원장과 감사원에서 잔뼈가 굵은 정 사무총장은 감사원 운영과 감사 방향, 인사 문제 등을 둘러싸고 번번이 충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도중 의견 충돌 때문에 서로 얼굴을 붉힌 채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고 한다.
양 원장이 올해 3월 취임한 이후 터진 저축은행 사태는 이런 갈등을 부추겼다. 저축은행 감사 지연 의혹 및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구속이 잇따르면서 양 원장의 리더십이 덩달아 도마에 올랐고 그 과정에서 감사위원회와 사무처 간 불신도 커졌다.
양 원장이 ‘비리재발 방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자 사무처에서는 “우리가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몰아세운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양 원장이 국회에서 “석고대죄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도 서운한 반응을 보였다.
역대 최대 규모의 대학 등록금 감사 등 굵직한 업무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감사원은 사무총장을 포함해 주요직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쇄신 인사로 돌파구를 모색하기로 했다. 양 원장은 은 전 감사위원 후임에 김병철 제1사무차장, 정 총장 후임으론 홍정기 제2사무차장을 내정하고 이르면 21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절차가 진행될 경우 정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퇴임한다. 그는 양 원장이 제안한 감사위원 자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무총장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퇴임하는 것을 오늘 아침에 알았다. 새 원장이 오면 새 사무총장이 오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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