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우리금융 국민주방식 매각”… 유승민 “위험한 발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1일 03시 00분


■ 與지도부 또 불협화음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을 국민공모주 방식으로 매각할 것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홍 대표는 20일 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린 기업의 정부 지분을 특정 대기업에 매각하는 것보다 (지분을 싸게 팔아) 다수의 국민에게 돌려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금융지주를 사모펀드를 통해 매각하면 제2의 론스타 사태가 올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혈세를 투입해 연매출 12조 원이 넘는 우량기업이 됐는데 이런 기업을 특정기업이나 재벌에게 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홍 대표는 1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서도 같은 내용을 건의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홍 대표가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조선해양을 국민공모주로 매각하자고 주장하는 정치적 배경에는 이 사안이 내년 총선과 대선 민심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평가자산이 수조 원에 달하는 이들 기업이 외국계 펀드에 헐값에라도 매각될 경우 초대형 경제 스캔들로 번져 정부여당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으론 국민공모주 매각 방식이 서민이나 개미 투자자에게 좋은 재테크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 기업 매각 방식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 유승민 최고위원은 “부분적으로 과거의 국민주 방식을 도입하는 데는 찬성하지만 당이 ‘주식 100%를 팔라’고 딱딱하게 정부에 권고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오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서울 강북구 수유재래시장을 찾아 시장상인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허 회장에게 “전경련 회원사들이 사원에게 보너스를 줄 때 일정 부분을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지급하도록 권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허 회장은 “지난해 기업들이 전통시장 상품권을 150억 원 정도 구입했는데 올해 규모를 더 늘리도록 추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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