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년총선 전략 사령탑 정두언 신임 여의도연구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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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2일 03시 00분


“이상득-이재오 ‘스스로 물러난 선례’ 참고를”

2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전략 등을 밝힌 한나라당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전략 등을 밝힌 한나라당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에 대해 20대는 ‘재수 없다’, 30대는 ‘죽이고 싶다’, 40대는 ‘관심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특히 30대에겐 한나라당 간판도 내밀지 못한다. 나도 지역구 다니다가 30대만 보면 겁이 덜컥 난다.”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여연) 신임 소장을 맡은 정두언 의원은 여권에 대한 심각한 민심 이반 현상을 이렇게 비유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비한 전략·정책 개발의 중책을 맡은 정 의원을 21일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했는데도 여전히 한나라당은 힘든 상황인가.

“안타까운 게 당이 베스트(최선)로 애쓴다고 해서 선거에서 얼마나 임팩트(효과)가 있겠나. 결국 (이명박)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책임론이 아니라 대통령이 지금처럼 레임덕에 연연하면서 바뀌지 않으니까, 우리가 당 주도로 하겠다고 기를 쓰는 것이다. 그래서 힘들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 청와대가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고 보는가.

“대표적인 게 인사다. 자기 사람을 주변에 포진시켜 임기 말을 관리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 대기업에 대해 원성이 높은데 추가 감세해 주는 것이 국민 정서에 맞겠나. ‘감세가 내 정책기조니까 그대로 가겠다’는 생각이야말로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다. 소탐대실이다.”

―그럼 대통령이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는 것인가.

“민심을 받아들이고 승복하는 것이 민심을 얻는 길이다. 그래서 재집권에 성공한 게 6·29선언 아니냐. 우리 국민은 권력이 민심에 굴복하면 다시 애정과 신뢰를 보내더라.”

―정권 탄생의 일등 공신인 정 의원이 ‘더는 친이(친이명박)가 아니다’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건 내가 한 얘기다. 나는 친서민, 친국민이다. 이미 대통령 된 분을 위해 친이를 더 할 게 뭐 있나. 총선 이기고 정권 재창출하는 게 더 중요하다. 솔직히 나를 (이 정부가) 친이로 대접도 안 해줬다. 사찰이나 당하고, 별 역할도 받아보지 못했다.”

―내년 총선에서 ‘물갈이 공천’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거부감을 주는 그런 용어는 안 썼으면 좋겠지만 ‘새 피 수혈’ ‘인재 영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 같은 인적구성으로 간다면 국민이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본다. 그래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역구(대구 달성) 출마 선언이 안타깝다. 솔선수범해 돌파구를 만들어줄 수 있었는데….”

―박 전 대표가 이미 지역구 출마를 결심했는데….

“앞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지 않나. 수도권에 출마할 수도 있고 비례대표 후순위로 갈 수도 있다. (박 전 대표가 강조하는) 원칙도 중요하지만 더 좋은 원칙이 나타나면 바꾸는 것도 가능하지 않나. 박 전 대표가 당을 위해 좋은 결론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다음 총선에서 이상득 의원, 이재오 특임장관의 거취도 거론될 것으로 보는가.

“각론으로 들어가면 큰 소용돌이에 빠진다. 말을 아껴야 하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16, 17, 18대 총선에서 알아서 스스로 물러난 좋은 선례가 많다. 이번에도 그렇게 못 할 게 뭐가 있겠느냐.”

―정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낮은 현역 의원을 무조건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적이 있다.

“(지역구 주민 여론, 의정활동 평가 등을 반영한) 현역 의원 교체지수라는 것에 그런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교체지수가 굉장히 정확하다. 악역은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사사로운 감정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지 않나. 이명박 정부가, 보수정권이 사느냐는 문제다. 대의를 위해 희생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솔직히 얘기할 시점이 온 것 같다.”

―한나당이 집중 공략해야 할 지역, 연령은….

“40대, 수도권이다. 40대를 3분의 2 이상 확보해야 이긴다. 선거공학적으로 그렇다.”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출마나 야권연대의 파괴력이 클 것으로 보나.

“야권연대에 문 전 실장의 참신한 이미지가 합쳐지면 우리는 굉장히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에 안주할 게 아니다.”

―박근혜 대세론이 본선까지 이어지기 어렵다고 보는가.

“대세론에 안주해서 대선에 승리하는 사례를 봤나. 그건 요행이다.”

―전당대회 이후 당이 변화하고 있다고 보나.

“성에 차진 않지만 변화하고 있다. 연령상으로 당 지도부가 얼마나 젊어졌나. 또 가장 한나라당스럽지 않은 사람이 대표로 있지 않나.”

―당이 남북관계 복원을 주도할 수 있을까.

“남북관계를 당이 주도할 수단이 없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투 트랙’으로 갔으면 좋겠다. 민간교류는 하고, 군사 정치적으로는 원칙을 지키면 된다. 이 정부에서 민간교류까지 막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전쟁 중에도 민간교류는 한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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