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비핵화회담 어제와 오늘…이번엔 성과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2일 17시 29분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동, 비핵화를 의제로 한 남북 양자 간 공식회담이 사실상 20년 만에 진행되면서 향후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북핵문제는 6자 회담 등과 같은 다자 논의의 틀 속에서 다뤄졌다는 점에서 다자 논의가 아닌 독자적인 계기로 마련된 이번 남북 당국의 양자 회담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남북 당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의제로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 것은 1991년이다.

1989년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처음으로 불거진 뒤 남북은 1991년 말 판문점에서 핵 협상을 개최, 그해 12월 31일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의 문안에 합의하고 다음해1월에 서명했다.

이 공동선언에 따라 구성된 남북 핵통제공동위원회는 1993년까지 핵사찰 이행 등을 위해 본회의와 위원장 접촉 등 모두 22회의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특별사찰과 군사기지 사찰 등에 대한 이견으로 남북 당국간 핵문제 해결을 위한 최초의 시도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후 한반도 비핵화 문제 논의의 틀은 남북 양자에서 미국 등 주변국을 포함한 다자로 전환됐다.

김영삼 정부 때는 1차 북핵 위기에 따른 북한·미국간 협상을 지켜보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서 경수로 건설에 참여하는 수준에 그쳤다.

2차 북핵 위기를 겪었던 노무현 정부도 문제 해결을 2003년 시작된 6자 회담에 맡겼다.

이런 점에서 이번 발리 회동은 다자 논의의 틀인 6자회담이 중단된 상태에서 열린 양자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남북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일종의 채널을 형성,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주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 자체가 `남북 비핵화 회담→북미접촉→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법에 따라 마련됐고 북한 역시 북미 대화 등에 그동안 더 관심을 보여 왔다는 점 등에서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놓고 서로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남북 회담에 나온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북한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를 성급히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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