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7개월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개된 북-미 대화에서 북한과 미국은 미묘한 견해차를 드러내며 기 싸움을 벌였다. 한국 정부는 뉴욕에 6자회담 차석대표를 급파해 회담 전 미국 측과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은 28일(현지 시간) 오전 9시 반부터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북-미 대화를 시작했다. 양국은 비핵화를 위한 사전조치, 북-미 관계 정상화, 6자회담 재개 방안 등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오전 회담을 끝내고 나온 김 제1부상은 “분위기가 좋았고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미 국무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대화는 진지하고 업무적이었다. 오늘 회담은 북한이 2005년 6자회담 성명에서 밝힌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살피기 위한 예비회담 성격이었다”고 밝혀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날 회담에서 미국 대표단은 6자회담 재개에 앞서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활동의 중단을 요구한 반면 북한은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반대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6자회담 차석대표 조현동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을 이날 뉴욕에 급파해 북-미회담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측의 입장을 전달했다.
양국은 29일 이틀째 회담에서 탐색전을 넘어 구체적인 안건 논의에 들어갔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라는 타협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북-미 대화의 북한 측 대표단은 김 단장을 포함해 이근 외무성 미국국장과 최선희 6자회담 차석대표, 미국 측은 보즈워스 특별대표 외에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와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담당 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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