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부는 관광객들이 돈을 많이 쓰고 가도록 금강산에 가능한 수준에서 위락시설을 허용할 것이다. 카지노도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북한 사증(査證·비자)을 받을 필요가 없는 무(無)비자 지역으로 만들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금강산 관광 사업자로 선정돼 지난달 25일 북한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미국 뉴욕의 무역회사인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의 박일우 대표는 3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가 북한과 맺은 양해각서는 금강산을 복합형 관광휴양지로 바꾸기 위해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가 금강산 관광 홍보와 투자유치 및 관광객 모집을 대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대표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곧 방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사업을 총괄하는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은 그동안 금강산 관광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를 현대아산이 사업독점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사업자가 선정될 것으로 알고 있으며 독점사업권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정부와 현대아산 간 독점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에 해결할 문제이며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현재 금강산 관광 투자 및 관광객 모집에 나설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파트너들과 함께 10월경 금강산 관광단지를 시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업체가 참여할지에 대해선 “남북 정치적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최근 북-미 회담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이번 건과 관련해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대답을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접촉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박 대표는 서울에서 거주하다가 1980년 중반 미국으로 이주한 뒤 시민권을 획득했으며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를 세운 뒤 2008년 4월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평양소주를 미국에 수입해 주목받았다. 현재 평양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서 사업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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