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대선 불출마…박근혜 독주 가속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2일 11시 03분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내년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한나라당 내 대권구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도 서울의 수장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운 오 시장은 30%대의 독보적 지지율로 독주하는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 중 한 명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차기 대권레이스 포기 선언으로 일단 박 전 대표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의 지지율이 낮아 경선판이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친이(친이명박)계가 지원할 잠룡 한 명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세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경선에서 패한 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논공행상에서 철저히 배제돼 '여당 내 야당'으로 지내온 학습효과로 인해 향후 박근혜 쏠림 현상이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친박계 한 핵심의원은 "오 시장의 존재감이 크지는 않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박 전 대표의 위상이 공고해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면서 "이제 경선보다는 본선에 더 신경이 쓰이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이 민주당 손학규 대표 대(對) 문재인 변호사라는 '흥행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데 비해, 오 시장의 불출마로 여권내 경선의 흥미가 반감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친박 일각에서는 나온다.

한 친박 인사는 "우리가 원한 건 오 시장을 비롯한 잠룡들이 참여한 경선을 재미있게 치르고 멋지게 승리하는 것이었는데 맥빠진 경선이 될까봐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오 시장의 불출마를 계기로 당내 친이계 후보군의 각축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친이계 후보 자리를 놓고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이 3파전을 벌일 거라는 시각과, 김 지사와 정 전 대표의 2파전이라는 시각이 혼재한다.

한 서울지역 쇄신파 의원은 "당 경선에 들어가면 친이계는 당내 세가 없는 오 시장보다는 김 지사를 택한다"면서 "이 장관의 경우도 내년 총선 문턱도 넘기 힘들어 `박근혜-김문수-정몽준'간 경쟁 구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 친박 의원은 "이 장관이 쇠락한 친이계의 구심점이 되고,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낸다면 친이계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팀

▲동영상=오세훈,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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