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보톡스 맞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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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3일 03시 00분


총선 8개월전… “유권자에게 잘보여야” 외모가꾸기 붐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요즘 “몰라보게 날씬해졌다”는 얘기를 듣는다. 올여름 두 달 동안 6kg을 줄인 덕분이다. 승용차에 운동화를 준비해놓고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내려 걷고 좋아하는 중국 음식을 끊는 등 생활 습관을 바꾼 것이 감량 비결.

그는 “운동 부족, 잦은 식사 약속 등으로 몸무게가 90kg을 넘기자 몸에 무리가 오더라. 그러나 무엇보다 툭 튀어나온 내 배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며 다이어트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연말까지 4kg을 더 감량할 계획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좀 더 호감을 주는 외모로 유권자들을 만나겠다는 생각에서다.

○ 몸매관리형

11일로 총선(4·11 총선)을 8개월 앞두고 있는 여의도에선 구 의원처럼 ‘외모 가꾸기’에 나선 의원이 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좀 더 젊고 부지런하며 역동적인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운동을 통한 몸매 관리. 한나라당 진영 의원은 지난해 가을부터 지역구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매일 새벽 1km씩 수영을 하면서 지금까지 몸무게를 10kg 줄였다. 진 의원은 “처음엔 유권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는데 체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최근 5kg 감량에 성공했다. 5월 당 대변인을 그만두면서 다이어트를 결심한 그는 일정이 빌 때마다 국회 의원회관 체육관에서 뛰고 지역구 일정을 주로 걸어서 소화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 지역구 출마를 꾀하는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송영선 의원은 두 달 전부터 거의 매일 오전 6시 국회 의원회관 체육관을 찾아 1시간씩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송 의원은 “지역구 의원의 제1 기본은 체력”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체중도 5kg가량 줄였다고 한다.

○ 스타일 변신형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은 최근 들어 헤어스타일을 바꿨다. 무스나 포마드를 발라 깔끔하게 빗어 넘겨 가르마를 타는 대신 앞머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형태로 잘랐다. 서민층 유권자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시도한 것으로 권위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받는다고 한다. 같은 당 신상진 의원은 지난해 9월 정기국회 때부터 가발 착용으로 새롭게 변모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지역구 주민들에게 젊게 보이려는 시도가 성공한 것.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눈썹 염색을 고민 중이다. ‘하얗게 센 눈썹이 할아버지처럼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기 때문이다.

○ 시술형

지난해 말 한나라당 몇몇 의원은 ‘피부 재생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복부에서 지방세포를 뽑아 배양한 뒤 투여하는 줄기세포 치료 시술을 단체로 받았다. 이 시술은 안전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이어서 이들의 ‘선택’은 화제가 됐다. 한 의원은 “워낙 ‘물갈이론’이 거세게 일면서 ‘젊게 보이는 것은 기본’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작용한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의원들 사이에선 요즘 들어 갑자기 뺨이 통통해진 한 여성 의원을 두고 “지방이식시술을 받은 것 같다”는 얘기가 돈다. 일부 여성 의원은 외모가 과거와 몰라보게 달라져 성형수술을 받은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중년 여성인 한나라당 A, 민주당 B 의원은 눈가 주름을 펴기 위해 보톡스 시술을 고민 중이다. A 의원 측은 “요즘은 외모도 능력이란 인식이 많은 것 같다”고 했고 B 의원 측은 “최소한 자기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일 필요는 없지 않으냐며 시술을 권유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 공천부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의원들이 활용 가능한 수단은 다 동원할 것”이라며 “외모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말이 나온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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