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렘린궁은 2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공식 확인하면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주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 방러 하루 전인 19일에도 정부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푸틴 총리를 만날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수도 모스크바가 아닌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푸틴 총리까지 만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식통들이 김 위원장의 회담 상대로 푸틴 총리를 지목했던 것은 두 사람의 과거 친분관계를 감안한 것이다. 당시 대통령이던 푸틴 총리는 2000년 북한을 전격 방문해 소원했던 북-러 관계를 회복시킨 인물이다.
이번 김 위원장의 수행단 면면을 보면 북-러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경제협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외자 유치에 앞장서 온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러시아와의 철도 및 가스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내각 총리 출신인 박봉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은 2002년 경제개혁을 외치다 좌천됐다가 지난해 기사회생한 개방론자다. 김양건 노동당 비서(통일전선부장)는 남한까지 연결되는 가스관 사업 논의에 필요한 참모다.
아울러 군사 및 외교 현안에 대한 논의도 예상된다.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의 수행은 무기구매와 관련한 협상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강석주 내각 부총리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도 수행해 북핵 6자회담 재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이날 발표된 수행 명단에 없다. 5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평양에 남아 국내 현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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