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시장직을 걸며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제기해 끌고 온 무상급식 관련 투표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데다 그동안 지원 사격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던 당과 청와대에 대한 섭섭함도 묻어났다.
―(회견 도중) 감정이 격해졌다.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지만 나를 뽑아준 시민들 생각에 목이 메고 눈물이 났다. 시장으로 제대로 일했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러질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어서 이를 사죄하는 뜻으로 무릎을 꿇게 됐다. 시민들께 면목이 없다.”
―시장직을 건 것이 최선의 방법인가.
“복지는 어려운 사람에게 혜택이 많이 가야 한다. 허리띠 졸라매고 노력해야 한다. 전면적 무상급식은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급식비를 한 명당 월 5만 원씩 비현실적으로 보조하자는 것이다. 그동안의 서울시 자립, 자활 복지정책과 어우러질 수 없다. 이번 투표에서 이러한 시도를 막아낼 수 없게 되면 내 철학, 소신과 배치되기 때문에 시의 모든 복지체계가 흔들린다.”
―한나라당은 강하게 반대했다.
“당과 조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해를 한 분도 있고, 끝내 의견을 달리한 분도 있다. 지금 이 시간까지도 합의가 완전히 이뤄졌다고는 할 수 없다. 내가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했다. 당에서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남은 사흘 동안 함께 마음을 모아 투표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민의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정치를 위한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이 망하면 오세훈도 망하는 것 아닌가. 망하려고 선택한 게 아니라 이기기 위해 선택한 길이다. 당과 나는 같은 운명이다. 나만 잘되는 길은 없다.”
―주민투표 반대 집단에 대한 생각은….
“그들은 역사 앞에 두고두고 책임져야 한다. 이번에 투표 자체를 거부하면서 나중에 자신들이 시정에 문제가 있어 주민투표를 청구할 경우 뭐라 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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